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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입소문을 타고 보게 된 영화입니다. 실제로도 부부이신 이 노부부의 사랑과 이별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할아버지의 별세는 우리 모두를 안타깝게 했습니다.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를 널리 알린 영화이기도 합니다. 실제 이야기인 만큼 그 뒷이야기도 관심을 갖게 되어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기원
극장에서 다큐멘터리를 영화로서 보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닙니다. 이번 영화를 통해 한국의 다큐멘터리 영화의 역사를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 기원을 살펴보면 기록영상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여기는지, 방송 다큐멘터리까지 영화로 여기는지, 독립 다큐멘터리부터 영화라고 생각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처럼 '최초'란 딱 잘라서 이야기하기는 어려우나, 이 영화가 독립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에 이때부터가 시작이라고 여기며 1980년대로 거슬러 가보았습니다. '독립'과 '다큐멘터리'라는 말을 함께 사용하기 시작한 시기는 40여 년 전부터입니다.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는 공영 방송에서는 나오지 않는 실제 국민들이 사는 현장 이야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권력에 대항하는 형식을 취하는 미디어 활동이라고도 볼 수 있었습니다. <민주화 투쟁 25년> <이 땅의 갈릴리 사람들> <수리세> 등이 그 당대 사회를 그리고 있습니다. 비디오는 촬영하고 녹음하기 쉬웠기 때문에 현장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고, 대량으로 복제가 가능했기 때문에 널리 보급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꾸준히 국내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어 내며 성장해 왔습니다. 그 예로 가장 흥행한 작품인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영화관에서 일반 관객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두 개의 문> 감독 개인의 이야기를 담은 <디어 평양> 스릴러 형식의 <자백> 등이 있습니다.
노부부의 사랑과 이별
이 영화의 주인공은 실제 부부, 98세이신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 강계열 할머니입니다. 이 부부는 76년 전 만나 결혼을 하였습니다. 12명의 자식을 낳아 6명의 자식은 먼저 세상을 떠나보내고, 나머지 6명은 모두 성인이 되어 도시로 떠났습니다. 두 분은 강원도 횡성이라는 시골에 남아 강아지 두 마리와 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할아버지의 산소에 앉아 있는 할머니의 모습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이 노부부의 이야기가 과거임을 알 수 있습니다. 노부부는 어디를 가든지 한복을 입고, 손을 꼭 잡고 다닙니다. 봄이 되면 예쁜 꽃을 꺾어 머리에 꽂아 주며 곱다고 하고, 여름에는 개울가에 가서 물장구를 치면서 놉니다. 가을이 오면 낙엽을 던지며 장난을 치고, 겨울에는 눈을 뭉쳐 눈싸움을 합니다. 이처럼 두 분은 연세가 많으심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들의 순수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할머니가 차려 주시는 밥을 먹으며 할아버지는 항상 고맙다고 말씀하셨고, 존댓말을 쓰며 서로를 존중했습니다. 어느 날 '꼬마'라는 강아지가 갑자기 죽게 되고, 할아버지의 기력도 점점 약해져 갑니다. 마치 강아지의 죽음이 할아버지의 죽음을 예상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비가 오던 날 할아버지가 일어 나시지도 못하고 기침을 심하게 하자, 할머니를 할아버지가 입었던 옷을 태웁니다. 사람이 죽으면 생전 입던 옷을 태워 줘야 죽어서도 입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벌씩 나누어 태우며 할아버지가 사후세계에서도 곱게 한복을 입기를 바라시는 할머니의 마음에서 두 분의 사랑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습니다.
뒷 이야기
이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주인공들은 한복을 입고 있습니다. 이는 소품이 아니고, 자녀들이 매년 생신 때마다 사준 한복이라고 합니다. 실제의 모습을 담은 이 영화는 관객수가 480만 명이라는 기록으로 독립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습니다. 영화가 개봉했을 때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기 위해 여러 번 영화관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할머니의 사랑이 한결같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주는 소식이었습니다. 할머니는 2019년 시점 건강하게 살고 계시고, 할아버지가 떠난 뒤에 이웃 사람들과 화투도 치시며 즐겁게 살고 계시지만 저녁이 되면 할아버지가 생각나서 그립다고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할머니를 보러 오자, 할머니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할아버지와 살았던 집을 떠났다고 합니다. 이는 출연자의 정보가 노출될 때 그들이 겪게 되는 고충을 보여 줍니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실제로 할아버지가 죽게 되었을 때 상당히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를 중단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끝까지 촬영 후 상영하게 되자, 상업적인 목적을 이용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어떻게 사랑하고 이별하는지 가르쳐 준 영화였다는 평이 더 많았습니다. 이 노부부의 사랑을 보고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노래도 나오게 되었고, 유명한 가수 윤종신은 <행복한 눈물>이라는 곡의 뮤직비디오에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모습을 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