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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더(I AM MOTHER)

SF 영화 <나의 마더>는 로봇이 인간을 키운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전개됩니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완벽한 세상인가라는 반문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은 단 3명. 로봇과 인간 2명입니다. 그들이 그려낸 이 영화의 줄거리를 알아보고, 그 이야기 속에 숨겨진 감독의 메시지도 찾아보겠습니다.

독특한 설정과  등장인물

이 영화는 흥미로운 설정을 배경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로봇이 인간을 만들어서 키운다'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생각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개발이 좋아지고 있는 지금, 감독이 그것을 통해 앞으로 우리 인류가 어떻게 될 것인지 미리 그려본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보통 다른 영화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입력된 명령으로 인류를 위해 행동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로봇은 스스로 판단합니다. 원래 있던 인류는 쓸모없고, 세상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생각해서 새로운 인류 세계를 만들고자 합니다. 오직 3명의 등장인물이 114분 동안 이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이 3명은 이름이 없습니다. 그냥 마더, 딸, 생존자이라고 칭합니다. 이 또한 흥미로운 설정입니다. 배우 로즈 번이 마더의 역할을 맡았는데, 실제로 진짜 로봇 옷을 입고 촬영했다고 합니다. 사람이 로봇의 목소리를 연기했다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클라라 루고르는 딸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녀는 영화 틴스리핏과 굿 페이퍼에서 단역은 맡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습니다. 그녀는 사람의 다양한 감정을 잘 표현했습니다. 힐러리 스웽크는 유일한 생존자 역할을 맡았으며, 공포스러움을 아주 잘 연기했습니다. 

이 영화의 줄거리

이 영화는 줄곧 인류 재건 시설에서 전개됩니다. 모든 인류가 멸망하고 한 로봇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녀는 '마더'라고 불리며 인간 배아 63000개를 준비해 둡니다. 그녀가 뽑아낸 배아 하나로 한 여자 아이가 태어납니다. 마더는 그 아이에게 밥을 주고 돌봐 줍니다. 그 아이는 마더를 엄마라고 생각하고 믿고 따릅니다. 하지만 그녀가 커갈수록 바깥세상이 궁금해지고, 의구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마더는 바깥세상은 오염되어 모든 인간이 죽었다고 말하며 나가지 못하게 합니다. 어느 날 낯선 여자 한 명이 이 시설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 여자는 밖은 오염되지 않았고, 로봇들이 아기까지 죽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딸에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광산으로 도망치자고 말합니다. 딸은 인간성 평가에 대한 테스트를 치릅니다. 그녀는 좋은 결과를 얻고, 그녀의 동생이 될 배아를 고를 자격을 부여받습니다. 동생이 태어나면 그를 데리고 도망치려고 합니다. 하지만 마더는 이미 눈치채고 이 두 사람이 도망가는 것을 막으려고 하지만 실패합니다. 밖으로 나온 딸은 광산이야기가 거짓임을 알았습니다. 그녀는 동생을 구하러 다시 그 시설로 돌아갑니다. 마더는 딸에게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을 이야기해 줍니다. 그녀는 생명을 아낄 수 있는지에 대한 마지막 테스트를 통과하고 마더가 됩니다.

감독이 주는 메시지

영화 <마더>는 영화 평론가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이 영화가 SF영화였지만 액션 장면은 많이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 중간 중간 등장하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많은 해석을 요구했습니다. 감독은 이 영화가 화려한 장면보다는 관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해석을 하게끔 일부러 설정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다섯 명의 사람이 죽을병에 걸렸는데, 새로운 환자 한 명이 들어옵니다. 이 환자의 장기는 죽을병에 걸린 5명의 사람들을 살릴 수 있습니다. 이 테스트는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가 희생한다는 벤담의 공리주의가 묻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관객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100%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로봇 마더는 공리주의로 인해 발생한 생명 경시와 전쟁이 인류를 멸망시켰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류를 재건하기 위해 필요한 최적의 인간이란 소수의 생명까지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마더가 일부러 오염된 쥐를 죽이려 하자, 딸은 이것을 막습니다. 이를 통해 감독은 작은 생명이라고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딸의 생명존중 사상을 테스트하기 위해 생존자를 등장시킵니다. 딸은 위험한 상황에 처했어도 동생을 구합니다. 이는 인공지능이 선택한 최적의 인간의 모습이었습니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세운 치밀한 계획은 놀랍고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딸의 선택들을 보며 로봇 마더가 세운 계획을 넘어 궁금증을 가지고 생각하며 자기와 닮은 것을 보호하려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만큼 모든 인간은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는 부분이었습니다. 최적화로 선택받은 인간만이 과연 완벽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 반문하게 되는 영화였습니다.